EU 단일 외교부 2010년 가을 출범… 외교무대 목소리 커질 듯

입력 2010-06-22 18:01

이르면 올 가을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초대형 단일 외교부가 출범한다.

세계최대 경제블록인 EU가 국제 외교 문제에서도 단일 목소리를 내게 됨으로써 EU의 영향력을 한층 더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와 유럽의회, EU 집행위원회 및 현 EU 의장국인 스페인 대표 등은 2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표자 협의회에서 EU 단일 외교부서의 조직과 구성안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U 단일 외교부서의 명칭은 유럽 대외관계청(EAS)으로 정해졌다. ‘EAS’안은 다음 달 유럽의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EAS’안이 유럽의회를 원안대로 통과하게 되면 EU 27개 회원국 5억 인구를 대표하는 7000명의 직원과 4500명의 외교관을 거느린 초대형 외교부서가 탄생하게 된다. 물론 EAS 소속 외교관은 자신이 속한 개별 국가가 아닌 EU의 공동 외교안보 정책을 수행하게 된다. 첫 단계 조치로 현재 130개국에 EU 집행위 대표부 소속으로 파견된 외교관들을 EAS 소속 외교관으로 재배치하게 된다.

EAS는 지난해 발효된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의 대외정책을 통합 조정하고 국제무대에서 EU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되는 부서다. 애슈턴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EAS의 조직과 구성을 주도하면서 유럽의회 등과 협의해 왔다.

애슈턴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EU는 EAS의 출범을 그 어느 때보다 기대하고 있다”며 “유럽의회가 새 부서 출범을 위한 최종 투표를 7월 중 실시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EU는 그동안 경제 규모에 걸맞은 외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내 이른바 ‘힘센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독자적인 대외 정책을 추구한 게 영향력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EAS 외교관 선정과정에서 또다시 알력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EAS 출범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