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후원금 토해내는 美의원들… 여론 악화되자 “탈 날라” 반환 바람
입력 2010-06-22 18:02
미국 연방의원들 사이에서 때 아닌 후원금 반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의 비난 여론을 일으키고 있는 멕시코만 원유 유출의 책임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돌려주려는 것이다. BP는 지난 수십년간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손이 큰 후원자 중 하나였다. BP에게서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은 악화된 여론 때문에 ‘도로 돌려줄까, 말까’를 고민하다 하나둘씩 반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의 찰스 곤잘레스 하원의원은 지난 5월 19일 BP로부터 1000달러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유 유출이 시작된 지 한 달째여서 BP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되던 때다.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곤잘레스 의원의 공보보좌관은 “불행한 실수였다. 당시 BP 관계자가 후원회 행사에 참여해 후원금을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행사가 자신들이 주최한 게 아니었으며, 당시 받은 수표를 현금화하지 않고 그대로 반환했다고 해명했다.
공화당의 삭스비 챔블리스, 존 카일 상원의원, 공화당의 빌 슈스터, 존 샤데그 하원의원, 민주당의 짐 코스타 하원의원 등도 BP로부터 받은 후원금 수표를 현금화하지 않고 반환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챔블리스 의원실은 BP가 후원금을 (우편으로) 보냈다고 연방선거위원회에 보고했으나, 자신들은 받지 못했다면서 “따라서 후원금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BP의 후원금을 반환하거나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건 지난 17일 하원 청문회에서 BP를 옹호했던 공화당 조 바튼 의원이 BP로부터 모두 2만7000달러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