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영적으로 점점 약해지는 청소년들 치유와 가치교육 절실
입력 2010-06-22 17:50
“아이들이 점점 더 악해지는 것 같아요. 손을 잡고 기도하는데 눈을 뜨고 저를 뚫어지게 보고 있어요. 예배시간에 돌아다니는 아이들은 아무리 혼내도 말을 안 듣고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다가 저도 모르게 화를 내고 야단을 치게 돼요. 저도 어려서 그런 훈육을 받은 때문일까요?”
평화인권기독교교육연구소 소장 이춘선 목사가 전하는 어느 교회학교 교사의 고민이다. 과연 요즘 아이들이 점점 악해지는가? 교회학교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청년학생위원회가 22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교회학교 교육을 통(通)해 희망을 봅니다! 교회학교 교육의 새로운 모형은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이 목사를 비롯한 발제자들은 “교회학교는 세상과는 다른, 치유와 가치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제안했다.
이 목사는 현재 사용되는 5개 교단의 교회학교 교재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교재들이 아담과 하와, 카인과 아벨, 아브라함과 롯, 요셉과 형제들 등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한 뒤 평가, 비난, 죄악시하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회는 오늘날 만연한 이분법적이고 1등, 입시, 성공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고 복음으로 돌아가 생명과 감정, 긍휼히 여김, 관계맺음과 대화 등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또 “요즘 청소년 및 어린이들이 점점 더 교사와 소통을 못하는 것은 영·유아기부터 어른들로부터 꾸지람, 냉담함, 금지, 처벌, 비교 등의 반응만을 받아왔기 때문”이라며 “교회학교는 그 상한 마음에 대한 치유를 우선시하자”고 권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부터 치유와 가치 교육을 경험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이어서 소망교회 청소년팀장 김용재 목사는 청소년들의 주된 관심사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관계, 부모님의 노동관과 경제관, 자신의 진로, 성적, 관계, 외모, 성격 등에 있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도움으로 영적 격려를 받고 신앙 결단을 하더라도 생활 속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서적 혼란에 빠지고 영적으로 절망한다”면서 “이때를 위해 믿음·영성·지성·관계·생활·순종·소망의 7가지 훈련을 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10대를 위한 교회학교는 지역 청소년들이 언제고 방문하고 싶은 공동체, 하나님의 은혜를 마음껏 누리는 공동체,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