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해바라기

입력 2010-06-22 17:38

조은(1960∼ )

그 집에는 햇빛이 들지 않았다

껑충한 해바라기꽃이 집을

덮고 있었다

자물쇠처럼 집을 조이던

꽃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면

여러 개의 문들이

무의식 속에서 다른 말을 하며

삐걱거리는 어둠침침한 집 안에서는

파리한 빛의 파편이 날아다녔다

빛은 살 속으로 몰려들며

잠든 고통을 되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