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 평화기도회 현장 스케치
입력 2010-06-22 21:13
[미션라이프] 스케일로 압도했다.
22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6·25 60년 평화기도회에 부시 전 대통령이 연사로 등장하자 관객석에선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파란 넥타이를 멘 그가 환하게 웃으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함성은 더 커졌다.
이명박 대통령도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다. 이 대통령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이라고 말했고, 평화통일의 의지를 피력했다. 부시 전 대통령도 이 대통령도 서로를 ‘오랜 친구’라고 지칭했다.
귀빈석에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강영우 전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 김진표 민주당 의원, 페르난도 보르돈 주한코스타리카 대사, 무형문화재 사기장 105호 백산 김정옥 선생 등의 모습이 보였다.
경비는 여느 기도회와 달리 삼엄했다. 경찰병력과 안전요원이 대규모 투입됐다. 1층 출입문에는 검색대가 설치돼, 검문이 이뤄졌다. 이날 투입된 경찰은 6중대 총 100여명. 경기장 외곽부터 경기장 안 곳곳에 배치됐다. 외빈 모두에 일대일로 경호요원이 붙었고 부시 전 대통령 경호를 위해 청와대에서도 경호원을 급파했을 정도로 안전에 신경 쓴 모습이었다. 이밖에 남선교회 여선교회 등에서 자원한 진행요원이 1000여명에 달했다.
이날 입장객은 10만여명. 기도회가 시작되기 3시간여 전인 2시부터 성도들은 자리를 메워나가 2시간여 동안에 전 좌석을 채웠다. 찬양과 평화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속 몰려들어 예배가 시작될 땐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박종호와 소향, 극동방송어린이합창단, 사랑과행복나눔엔젤스의 찬양은 경기장을 울렸다. 조용기 목사, 김삼환 목사 등 한국교회 내로라하는 목회자들이 총출동해 저마다 순서를 맡았다.
울산에서 올라온 남보경(14·연암중1)양은 “부시 대통령을 봐 신기했다”고 놀라워했다. 전국 각지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모여들었다. 청년들도 많았다. 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만 500여명이 찾아왔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딸과 함께 기도회에 참석한 김선영(50·명성교회) 집사는 “때가 때이니 만큼 기도가 절실하다”면서 “북한에 복음이 하루 빨리 전해져 통일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말했다.
경기장 한 가운데는 태극기가 크게 펼쳐져 있었고, 공중엔 4색 애드벌룬이 평화기도회 현수막과 함께 띄워졌다. 현수막에 새겨진 ‘분단을 넘어 평화로’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