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이 문화공간으로 예술과 인간이 소통하다… ‘류미재 갤러리하우스’ 공개
입력 2010-06-22 17:59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공기 맑고 물 좋은 청평호수 옆에 사업가 류미재씨의 개인 별장이 들어선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별장은 호숫가 절벽에 자리한 두 그루의 소나무와 자연 풍광 등을 그대로 살린 건축가 최시영씨의 설계로 화제를 모았다.
이곳에서 주말을 즐기던 류씨는 2년여 간의 건축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당시 이진구 가평경찰서장으로부터 “이 좋은 공간을 혼자서만 감상하기엔 너무 아깝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개하면 문화기부가 되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일반 공개를 결심했다.
별장은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달 15일 전시와 음악회 등을 열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났다. 호수와 접한 지하 1층은 선상문화공간, 지상 1층은 콘서트홀 및 가든스페이스, 2층은 갤러리와 콘서트홀, 3층은 갤러리가 들어서고 건물 이름은 ‘아름다움이 흐르는 집’이라는 뜻으로 ‘류미재(流美齋) 갤러리하우스’라고 지었다.
개관기념전으로 이석주의 ‘사유적 공간’, 이선우의 ‘가을 이야기’, 이일호의 ‘로댕 이후의 키스’, 정대현의 ‘얼굴’, 정하경의 ‘북한산’, 주태석의 ‘자연 이미지’, 한만영의 ‘시간의 재생’, 한진만의 ‘금강제’ 등 국내 인기작가들의 작품을 8월 15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장은 앞뒤 가로막힌 하얀 벽 안에 인위적인 조명을 설치해 작품을 거는 일반 갤러리와 달리 침실과 거실 등 주거 공간에 그림을 걸고 자연광이 스며드는 테라스 및 정원에 조각을 설치했다. 일출과 석양에 따라 전시작품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류 관장은 “이진구 서장의 제안이 없었다면 갤러리하우스를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예술과 인간이 역동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지역 문화공간 조성에 관심이 많았던 이 서장은 갤러리하우스 개관 이후 암 진단을 받고 병마와 싸우다 21일 세상을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갤러리하우스는 앞으로 어린이들의 예술체험공간 제공과 함께 전시·음악을 통한 문화소통에도 힘쓸 계획이다. 7월 17일 오후 6시30분에는 성악과 재즈, 색소폰 연주를 겸한 ‘한여름밤의 콘서트’를 준비 중이며 기획전도 분기별로 마련할 예정이다. 관람 및 공간활용은 예약제로 운영된다(031-585-8765, www.ryugallery.com).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