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야곱의 기도
입력 2010-06-22 17:24
창세기 32장 21~32절
성경에서 야곱이 기도한 장면은 세 번 등장합니다. 첫 번째는 형 에서를 피해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갈 때 광야에서 드린 기도입니다. 이때 기도제목은 인생의 안전과 평안이었습니다(창 28:20∼22). 두 번째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형 에서가 400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두렵고 답답한 마음으로 드린 기도입니다. 이때 기도제목은 자신과 처자식의 목숨을 구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창 32:11). 세 번째 기도는 얍복 강가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드린 기도입니다. 이때 기도제목은 축복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창 32:26). 그런데 주목할 점은 여기에서 ‘축복’으로 사용된 단어가 다른 곳에서는 ‘예물’로도 쓰인다는 것입니다. 즉 ‘축복해 주십시오’라는 야곱의 기도는 ‘부자가 되게 해주십시오’와 같은 의미였습니다.
물질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부끄럽고 경건치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야곱이 죽기를 각오하고 물질을 위해서 기도했고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응답해주셨음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물질을 위한 기도가 경건치 못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물질을 위하여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건치 못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합니다.
창세기 32장까지 야곱은 돈을 목적으로 삼는 인생이었습니다. 때문에 배고픈 형의 처지를 이용해 장자권을 샀고, 아버지를 속이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기어이 축복을 받아냈으며,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도 돈을 목적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야곱은 물질을 위한 기도를 한 적이 없습니다.
왜 야곱이 물질을 위한 기도를 하지 않았습니까? 돈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야곱처럼 ‘돈은 내가 버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지 않습니까? 때문에 건강과 같은 위기가 닥치면 기도하면서도 물질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내 삶 가운데 행하실 하나님을 기대하기보다 내가 주인 되어 앞서 행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창세기 32장에서 이미 큰 부자가 된 야곱이 물질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일 아닙니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 왜 야곱은 목숨을 걸고 물질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야곱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땀 흘려 번 돈을 모두 앞서 보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내 땀과 수고만으로 얻은 물질은 결국 내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비로소 삶의 모든 영역에서 복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께 믿음의 기도를 드렸던 것입니다.
성도들은 반드시 물질을 위한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하나님만이 나의 주인이 되시며 돈이 우상이 되지 않도록, 돈이 독이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내 땀으로만 얻은 물질에는 감사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만이 건강하고 안전한 것임을 감사하며 기도합시다. 돈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신앙이 되도록 기도합시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자를 통해 일하시는 것을 간절히 원하십니다. 때문에 우리가 기도할 때 기뻐 응답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역사를 이루십니다. 지금까지 내 힘으로 안간힘을 다하다 지쳐 쓰러졌다면 그 힘겨운 물질 문제를 그분에게 맡길 때입니다.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스스로 해결하려는 방식을 버리고 모두 그분에게 맡김으로써 섬세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오연택 대구제일성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