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속 모금전략...'잠자는 기부자를 깨워라'
입력 2010-06-22 13:57
[미션라이프] 21일 오후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는 ‘잠자는 기부자를 깨워라’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에서는 최근 ‘비영리단체 모금전략’(예영)을 출간한 한국인 최초이자 유일한 국제공인모금전문가(CFRE)인 비케이 안씨가 불경기 속 모금전략을 제시했다.
세부강의에서 안씨는 ‘새로운 유망직업 CFRE의 세계’, ‘한국기부문화 한계 극복과 불경기모금전략’ 등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도 투명성과 윤리성을 갖춘 전문 모금가(펀드레이저)가 필요하다”며 “상대가 믿을 수 있는 증거를 가지고 있고 상대가 믿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문 자격증(CFRE)을 취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만의 독특한 기부문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상호 주고받아야 합니다. 누구 때문에 주는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기부의 대상은 보통 어린이·노인이 90%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누구를 안다는 말은 절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부전략으로 “불경기일지라도 모금의 기본원리 속에서 우리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금을 절대 중단하지 말며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고 적은 금액의 기부자에게도 감사를 표시하라”는 등의 전략을 조언했다.
안씨는 마지막으로 불경기 모금전략 5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뻔한 이야기 같지만 불경기에는 혁신적인 시도보다 검증된 방법을 택하라”며 “전략적으로 접근과 관리가 용이한 상대를 공략하며 모금의 형태는 세분화·구체화하라”고 밝혔다. 또 “비생산적인 것은 즉시 중단하고 어떻게 위기를 탈출할 것인지 출구전략을 미리 설정하라”고 말했다.
해피월드복지재단 이사장인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는 ‘비영리단체, 재정투명성에 도전하라’는 기조강연에서 “교회사역과 다양한 형태의 사회선교를 하고 있지만 해피월드복지재단은 모든 것을 공개한다”며 “비영리단체는 비공식적인 감시자들이 적극적 자율적으로 감시하도록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을 위해서는 공개가 핵심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투명성 책임감 신뢰성을 높이면 당연히 기부가 높아진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 때문에 비영리단체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낮은 임금, 경영에 대한 전문성 부족, 도덕불감증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정 목사는 “전문가를 존중하고 인정해야 하며 이들이 재정파트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재개발 지역인 대전의 용운동을 돕는 에스겔 파라클레 박삼종 대표는 “재정난에 허덕이는 작은 교회, 새로운 형태의 목회를 꿈꾸는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전략”이라며 “이런 자리가 더 많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예영커뮤니케이션은 지난 1997년부터 비영리단체 경영 개선을 위한 출판사업과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출판미디어기업이다. ‘비영리단체 경영핸드북(참미디어)’ ‘비영리단체/비정부기구의 전략 경영과 기금개발’ ‘비영리조직운영’ 등의 도서가 대표적이다. 예영은 오는 10월 5, 6일에도 세계NGO/NPO 경영의 트렌드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2010 NGO/NPO 경영컨퍼런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사진=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