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경쟁… 소장파 분열 한나라 全大 ‘조기과열’ 조짐
입력 2010-06-21 19:22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과 김대식 전 민주평통자문회의 사무처장이 21일 출사표를 냄에 따라 한나라당 7월 전당대회 구도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현재 범친이계에선 안 의원과 홍준표 정두언 의원, 김 전 처장 등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중도는 남경필 의원, 친박계는 서병수 의원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성헌 한선교 의원 중 1명이 추가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여성 의원들은 아직 안갯속이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은 지금 위기를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당내 화합을 위해 계파에 관계없이 인사 탕평책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제기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외압설’과 관련해서는 “오래돼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내용이 사실이라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사과했다.
김 전 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한나라당은 절체절명의 위기인데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대통령과 청와대로 책임 돌리기에 급급하다. 지금의 모습으로는 정권재창출은 요원하다”고 밝혔다. 그는 6·2 지방선거 전남지사 선거에서 자신이 10% 이상 득표율을 기록했음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의 위대한 정치 변화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전날 출마선언을 한 홍준표 의원은 이날 조계사를 방문, 자승 총무원장과 만나 출마 이유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대 라이벌인 안 의원이 불교계와 갈등관계임을 감안한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불교계와의 친분을 강조함으로써 홍 의원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김 전 처장 출마를 두고는 ‘정두언 견제설’이 나온다. 정 의원이 출마선언에서 “이명박 정치에서 나와 정두언 정치를 할 것”이라고 밝히자 여권 핵심부에서 격분했고, 김 전 처장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 대표 경선이 친이·친박 간 경쟁뿐 아니라 친이계 내분, 소장파 간 분열 등으로 조기에 과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민주당은 21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최고위원 및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전당대회를 7·28 재보선 이후에 열기로 결정했다. 시기는 8월 말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