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민수품 반입 허용… 이스라엘 전격 조치, 美 “환영”
입력 2010-06-21 19:16
이스라엘 정부가 군사용 무기 등을 제외한 모든 민간용품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들여보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마르크 레게브 이스라엘 정부대변인은 20일 “정부가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민수품 유입을 확대하는 추가 조치를 취했다”며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품목들은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무기류와 전투에 사용되는 물자 등이 포함된 금지품목 리스트를 곧 공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4년간 계속돼 온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완화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화답한 것이라고 AFP통신은 평가했다.
이날 발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가자지구 봉쇄 완화에 앞장서 온 토니 블레어 영국 중동특사가 회동한 직후에 나왔다. 블레어 특사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가자지구로 가는 물품과 물자의 흐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향후 가자지구로 건축자재 등이 반입되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9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 등과 만나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포함한 중동평화 등에 대해 논의한다.
한편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한 국제문제 연구재단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응답자의 73%가 ‘정착촌 건설이 중단된다면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21일 보도했다. 특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답변도 61%에 달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