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땐 인플레·자산버블 위험”… 한은, 금리인상 임박 강력 시사
입력 2010-06-21 18:31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현재의 금융완화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가격 급등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금리인상이 임박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 초청 강연에서 “통화정책 운용 때 이런 점과 남·중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등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의 하방 리스크(위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국내총생산(GDP) 갭(잠재 GDP와 실제 GDP의 차이)과 물가 목표치 등 2가지를 보고 있다”며 “하반기에 세계적 금융위기 당시 성장하지 못한 여유분이 사라지면서 GDP 갭이 없어지면 물가 상승률도 현재 목표로 삼는 3%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자산가격의 동향도 면밀히 보고 있다”며 “돈이 어디로 가는지와 과잉 유동성 위험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밝힌 적은 있으나 인플레이션과 자산버블 위험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경기 호조와 저금리 기조에 따른 물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뜻을 보다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인플레 위험을 경고한 김 총재의 발언에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52%로, 전거래일보다 0.11% 포인트 급등했고, 3년짜리 국고채 금리도 3.88%로 0.16% 포인트나 뛰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