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동영상 따라하다… 죽음 부른 ‘목숨 턱걸이’
입력 2010-06-21 21:26
최근 일부 청소년 사이에 인기를 모으던 해외 동영상 ‘목숨 턱걸이’가 결국 한 청소년의 목숨을 앗아갔다.
21일 오전 5시25분쯤 전북 군산시 산북동 S아파트 7층 비상계단 난간에서 A군(14·중2)이 이 같은 턱걸이를 하다 20여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친구 B군은 “복도에서 다른 한 친구를 기다리며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중 친구가 턱걸이를 한다고 해서 장난인줄 알았는데 ‘살려 달라’는 소리에 달려가 보니 철제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주차하고 있던 주민 김모(23)씨가 A군을 발견하고 구하기 위해 올라가는 사이 A군은 추락,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턱걸이를 하던 A군이 힘이 달려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숨 턱걸이는 고층 건물 난간이나 아파트 베란다 등을 붙잡고 하는 턱걸이로, 해외에서 한 외국인이 초고층 건물 밖 난간에 매달려 턱걸이를 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된 뒤 일부 청소년들이 스릴을 즐기며 담력을 뽐내기 위해 모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던 ‘기절놀이’와 ‘(기차가 올 때까지) 철로 위에서 오래 버티기’ 등의 놀이가 교육 당국과 철도청의 강력한 제지로 거의 사라졌으나 또 다른 행태의 위험 행위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북청소년상담센터 김진호 박사는 “일탈과 더불어 또래보다 우월해 보이고 싶은 영웅심리와 힘의 논리에서 앞서고 싶다는 마음이 함께 작용해 이런 놀이문화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