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기쁨 상임대표 서경석 목사 “반찬도시락 매주 1만여개… 한국교회 희망이죠”
입력 2010-06-21 18:05
“목회의 진정성은 교회 크기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목사들은 어떻게 하면 예수님처럼 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비정부기구(NGO) ‘나눔과 기쁨’ 상임대표 서경석(62·사진) 목사는 21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서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회 상생·역할분담론’을 펼쳤다.
큰 교회는 작은 교회가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식인과 중산층 전도 및 지역사회 돌봄에 나서고, 작은 교회는 큰 교회 및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 먹을 것을 나눠주고 봉사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 대표는 나눔과 기쁨 소속 3200여 ‘나누미’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했다.
“경남 고성군의 한 교회는 교인이 한 명에 불과했는데 목회자가 나누미로 활동한 뒤 자립까지 하게 됐어요. 전도는 목표가 아니라 삶의 결과로 따라오는 겁니다.”
나눔과 기쁨은 전국적으로 반찬 나눔 사역을 펼치고 있다. 큰 교회가 반찬을 만들면 작은 교회 목사들이 그것을 나눠준다.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반찬 도시락이 매주 1만개를 훌쩍 넘는다. 서 목사는 연말까지 반찬 도시락이 3만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반찬 나눔 사역은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큰 교회와 작은 교회의 공생프로그램입니다. 이 때문에 교회 간 갈등도 치유됩니다.”
미자립교회 목회자는 대형 교회 목사를 만나면 위축되기 마련이다. 서 목사는 “예수님처럼 사는 게 인생 최대 목표가 되니 작은 교회 목사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신나고 행복하게 목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굳이 자신을 목회자라고 밝히지 않고 사랑으로 지역사회에 다가가자 교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겨나고 기독교의 생명력 또한 살아난다”고 했다.
서 목사는 예수님처럼 사는 게 어려워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예수님의 삶이 무엇입니까. 병자를 고쳐주고,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외로운 사람의 친구가 되고, 가난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 아니었나요. 수없이 교회성장 세미나를 찾아다닌다고 교회가 성장되나요.”
서 목사는 다음달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나누미를 위한 ‘나눔과 기쁨 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날 가난한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선언할 예정이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