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2팀 이상 16강 가능할까

입력 2010-06-21 17:57


한때 아시아 팀들은 월드컵에서 ‘승점 헌납기’ 취급을 받았다.

아시아 팀과 맞붙는 상대들은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아시아 팀과 무승부라도 했을 경우엔 패배처럼 받아들였다.

실제 상당수 아시아 팀들이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무승부 한 번 없이 전패로 탈락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도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 외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 예선에서 3전 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대다수 팀이 조별리그 2경기씩을 치른 2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5팀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소속의 뉴질랜드 포함) 소속 국가 중 탈락이 확정된 팀은 하나도 없다. 탈락한다 해도 3전 3패로 무릎을 꿇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탈락을 걱정하기보다는 16강 진출을 기대할 만한 국가가 더 많다.

한국(B조)과 일본(E조), 뉴질랜드(F조)는 조별리그 3게임 중 2게임을 치른 현재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23일 새벽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고 일본은 25일 새벽 덴마크와 조별예선 3차전을 갖는다.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패하지만 않으면 무난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양국과 북한 등 3개 팀은 이번 대회서 16강에 진출할 경우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2회 이상 16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갖게 된다.

호주는 24일 새벽 세르비아와, 뉴질랜드는 24일 밤 11시에 파라과이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각각 갖는다. 호주는 무조건 세르비아를 큰 점수 차로 꺾어야 16강 진입을 노려볼 수 있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뉴질랜드 역시 3차전을 이겨야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무승부로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이에 따라 2002년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 2팀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사상 최초로 아시아권 3팀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