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나이지리아 “죽을 각오로 한국전에 임할 것”
입력 2010-06-21 22:01
실낱같은 16강 진출 희망을 안고 있는 나이지리아도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리처즈베이 음흘라투제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을 했다. 전날 비공개 훈련을 가진 데 이어 이날 훈련은 앞머리 15분만 공개했다. 한국전을 앞두고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나이지리아 언론은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이 한국전을 겨냥한 새로운 포메이션과 전략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훈련에는 그리스전에서 허벅지를 다친 주전 왼쪽 풀백 타예 타이워(25·마르세유)와 백업 왼쪽 풀백 우와 에치에질레(22·스타드 렌)가 동참했다. 타이워는 경기 직전 벤치에서 장딴지와 허벅지를 주무르며 부상에 대비했다. 에치에질레는 동료와 볼을 주고받으면서 컨디션 회복에 몰두했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부주장인 조지프 요보(30·에버턴)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이지리아는 운동장에서 죽을 각오로 한국전에 임할 것이다. 비록 2패를 당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필승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그리스에 잇따라 패한 나이지리아의 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그리스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어이없는 발차기를 날려 퇴장당한 카이타는 1000통이 넘는 살해 협박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본국과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를 정식 통보하고 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분위기가 가라앉자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당근을 내걸었다. 16강에 진출할 경우 선수들에게 개인당 3만 달러(약 35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1승에 1만 달러를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선수들의 막판 분전을 끌어내기 위해 이를 3배로 인상했다. 경기가 열리는 더반으로 날아오는 원정응원단과 남아공 주재 나이지리아 교민들을 위한 지원금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나이지리아 체육장관이자 현재 FIFA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아모스 아담을 비롯, 사니 룰루 압둘라히 나이지리아 축구협회장 등 고위 임원들이 직접 훈련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한국의 빠른 스피드를 경계해야 한다는 내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나이지리아 전임 감독인 크리스티안 추쿠는 “우리는 한국을 잡기 위해 ‘싱싱한 다리’를 기용해야 한다”며 “공격수 존 우타카(28·포츠머스)를 선발로 내세우고 요보를 오른쪽 풀백으로, 라비우 아폴라비(30·레드불 잘츠부르크)를 중앙수비로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