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예배당 건축 첫 삽뜬 사랑의교회 ‘비판적 시각’ 일단락 되나

입력 2010-06-21 08:59


사랑의교회가 20일 건축기공 예배를 드림으로써 그동안 제기됐던 건축에 대한 일부 비판을 넘어 본격적인 건축 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앞 교회 부지에서 열린 건축기공 헌신예배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빈과 교인 8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어린이들과 20, 30대 젊은층도 많이 보였다. 참석자들의 얼굴에선 역사적인 건축을 시작하는 감격이 넘쳐보였다. 네 가족과 함께 예배에 참석한 안병우(38) 성도는 건축과 관련해 “감사한다.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아주 잘됐다”며 “지금까지도 열심히 참여했지만 앞으로는 건축 작업에 더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정현 목사의 설교를 비롯한 내외빈들의 축사 속엔 그동안 사랑의교회 건축에 따른 일각의 비판과 우려도 묻어났다. 오 목사는 “남들이 모두 ‘안 된다’고 하는 상황에서 한 조각의 믿음을 가지고 이 자리까지 왔다”며 “이 건축은 우리가 잘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하나님 나라,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랑의교회만을 위한 건축이 아니라 한국 교회와 사회 전체를 위한 건축으로 승화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1983년 지금의 사랑의교회 건축 기공식 때도 축사를 했다는 이동원 지구촌교회 목사는 “이 땅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베푸는 교회로 서길 바란다”면서 “그럴 때 건축 초기에 많은 이들이 제기했던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하지만 “사랑의교회가 불교의 불국사나 천주교의 명동성당 같은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교회를 짓길 바란다”는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의 말처럼 대부분은 사랑의교회 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에서는 어린이들과 청장년까지 참여한 테이프 커팅식, 시공사인 쌍용건설과의 협약식도 함께 열렸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사랑의교회 건축 논란은 끝난 것일까. 그동안 사랑의교회 건축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종합하면 건축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보다 건축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으로 해석된다. 새 예배당이 완공될 때까지 이 같은 조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교회가 지속적으로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할 경우 건축은 축복 속에 착착 진행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더욱 심한 저항을 받을 수 있다. 오 목사가 이날 설교에서 “앞으로 건축이 끝날 때까지 ‘주님의 주 되심’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은 앞으로 2년반 동안 2100억원을 들여 7000여㎡에 지상 13층, 지하 7층 규모로 세워진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