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신념, 신행일치의 표상 손양원 목사의 순교 되새기자… 예장 통합, 6월22일까지 여수 은파교회서 세미나
입력 2010-06-21 17:51
“조선 교회를 재건하려면 먼저 파괴해야 합니다. 회개하고 중생해야 합니다.… 모든 사상과 주의를 다 버리고 그리스도께 복종하십시오.… 깨어나십시오. 기도하십시오. 이기십시오. 순전한 기독자가 되십시오.”(손양원 목사의 1947년 5월 25일 주일설교)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앞두고 남북 대립의 대표적 희생자이자 한국교회 목회자의 표상인 손양원 목사에 대한 강연 및 세미나가 손 목사의 목회지였던 전남 여수에서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역사위원회가 여수 은파교회에서 21∼22일 ‘손양원 목사의 용서·화해·사랑’이라는 주제로 개최하는 ‘제3회 한국교회사포럼’이다. 이 자리에서는 현재 한국 사회의 대립과 갈등 상황에서 되새겨봐야 할 손 목사의 신앙과 삶이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21일에는 손 목사의 삶과 그 의미를 돌아보는 강연이 있었다. 호남신학대학교 차종순 총장은 두 사건을 강조했다. 두 아들을 죽인 학생을 양자로 받아들인 사건, 신사참배와 공산주의를 끝까지 반대한 사건이다. 차 총장은 “전자는 기독교적 사랑의 표현이고 후자는 기독교적 신념(정절)의 표현”이라면서 “두 가지 다 신행일치의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애양원교회의 맥을 잇는 여수 성산교회 6대 담임인 이광일 목사는 손 목사 시무 당시 1000명이 넘던 성도들이 현재는 350여명으로 줄었고, 그나마 평균 연령이 70세 이상이라는 상황을 전하면서 “그럼에도 순교자의 신앙을 계승하고, 손 목사님과 같은 인재를 양성하고, 소외된 지역을 주님의 사랑으로 돌보는 처음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2일 오전 진행될 학술세미나는 손 목사의 신앙에서 배울 점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발제자인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교 박사과정 최상도 목사는 손 목사의 순교를 “신앙의 근본인 그리스도를 철저히 본받은 용서와 화해의 순교”라고 평가한다. 다만 “특정 이데올로기를 지키거나 반대하는 데 그 의미를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손 목사가 설교에서 “모든 사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케 하라”고 선포했던 점을 상기시킨다. 다른 발제자인 마산문창교회 김기현 원로목사는 한국교회가 손 목사를 본받기 위한 제안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