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앙초교에 ‘인권미술관’ 성사될까… 폐교않고 건립방안 제기
입력 2010-06-21 18:03
광주 중앙초교 부지에 ‘인권미술관’을 건립하자는 제안이 성사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제11대 광주광역시장 직무인수위에 따르면 국가인권위 이정강 광주사무소장이 최근 열린 인권 관련 간담회에서 “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 이를 상징할만한 미술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중앙초교 부지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학교는 2002년 동창회와 학부모들의 반대로 국립 현대미술관 건립이 무산된 바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는 “당시에 비해 학생 수가 많이 줄어 인근 학교로 전학시키는 것도 수월한 만큼 미술관 건립을 위해 동창회와 학부모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 역시 “중앙초교는 학교대로 운영하고 남은 공간에 별도로 인권미술관을 짓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수긍하는 입장이다.
1904년 문을 연 중앙초교는 한때 서석·대성·수창 초교와 더불어 학생수가 6000명을 넘고 학급수도 90여개나 돼 광주 도심의 4대 초등학교로 꼽혔다.
그러나 1990년대 도심 공동화가 가속화되면서 학생과 학급수가 급격히 줄어 현재 6학급에 200여명이 재학 중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도심 속에 남게 된 학교건물을 활용하기 위해 1999년 현대미술관 건립 필요성을 제기, 정부 예산에 사업비가 반영되자 700억원을 들여 전시실과 수장고, 세미나실, 시청각실 등을 갖춘 미술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동문과 학부모들이 반대하는데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 등으로 미술관 건립은 2년여 만에 중단됐다.
인수위 관계자는 “학교 문을 닫지 않고 남은 공간에 미술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며 “동창회와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