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뛰는 외국인범죄 골머리 헉헉거리는 경찰력… 광주·전남, 공단지역 중심 범죄 해마다 늘고 다양화

입력 2010-06-21 18:04

광주·전남지역에서 외국인 범죄가 급증해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범죄유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으나 외국인 범죄를 전담하는 경찰관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광산경찰서는 21일 같은 외국인 근로자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아온 혐의(강도)로 베트남 남성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오후 8시쯤 광산구 공단지역의 모 공장기숙사에서 다른 공장에 근무 중인 외국인 근로자 A씨(33·스리랑카)를 흉기로 위협, 순금 목걸이(200만원 상당)를 강제로 빼앗은 혐의다.

경찰은 범죄용의자 3명 중 1명이 불법체류자인데다 이들이 범행 당시 오토바이 헬멧까지 착용한 점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중남미 계통의 남성 2∼3명이 광주 일곡동 한 은행 앞에 세워진 차량에서 27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이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이들을 쫓고 있으나 인상착의와 신원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경찰 관내의 경우 2007년 121명, 2008년 258명, 2009년(8월 말 기준) 131명 등 3년간 510명의 외국인 범죄자가 검거됐다. 전남지역에서도 외국인 범죄자는 2007년 191명, 2008년 309명, 2009년(8월 기준) 298명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공단지역이어서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광주 광산구에서는 2003년 4명, 2004년 11명, 2005년 15명, 2006년 14명, 2007년 36명에 이어 2008년엔 46명의 외국인 범죄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처럼 외국인에 의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지만 다국적 범죄를 전담할 경찰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광주경찰의 경우 외국인 범죄를 담당하는 ‘외사계’는 광주지방경찰청 근무자 7명을 포함해 경찰서별로 동부 1명, 서부 1명, 남부 1명, 북부 1명, 광산 4명 등 15명에 불과하다.

광주경찰은 외국인 범죄의 증가 추세에 따라 최근 ‘외국인 범죄피해 신고센터’를 개설했지만 여권 위·변조 등 지능적 범죄수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남경찰도 전남지방경찰청 외사계 10명과 일선 경찰서 11명 등 21명이 외국인 범죄 수사를 맡고 있어 효율적인 범죄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범죄자의 경우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나면 속수무책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