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MF 패트릭 펑 총재 “한국 선교사들 열정적이지만 보다 적극적인 파트너십 필요”
입력 2010-06-21 17:42
145년 선교단체 역사상 첫 비서구권 출신 총재. 40대에 총재가 된 최연소 수장. 국제OMF선교회 패트릭 펑(Patric Fung·51) 총재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최근 한국OMF선교회 설립 30주년에 맞춰 방한한 그는 이 같은 수식어를 부담스러워하며 “하나님의 시간과 방법,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홍콩 출신으로 1988년부터 파키스탄에서 8년간 의료선교사로 활동했고 국제OMF선교회 홍콩 책임자, 동원 부총재를 거쳐 지난 2005년 12월부터 국제OMF선교회 총재로 일하고 있다.
- OMF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대학생 때였다. 예수 믿은 지 2년 만에 시드니 의대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했는데 호주의 노부부가 가르쳤다. 그들은 중국내지선교회(CIM·OMF선교회 전신) 선교사로 중국에서 오래 활동했다. 구이저우성(貴州省)이란 가난한 지역에서 백인들이 그들 삶을 드렸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들은 OMF에 가입하라는 말 대신 하나님께 순종하라고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 첫 비서구권 출신 총재다. 왜 총재로 선출됐다고 생각하는가.
“하나님께서 리더를 선택하실 때는 피부색이 아니라 그의 종을 선택하신다. 아시아 출신 총재라는 점이 OMF선교회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서양 출신 동료들은 조직상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리더인 이유는 그들이 나를 리더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것을 배운다. 그것이 공동체다.”
- 한국 선교사들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우 용감하고 열정적이며 인내한다. 한국 선교사들은 열심히 일한다. 그것이 한국인의 DNA 같다. 다수 한국인들이 국제단체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 바라기는 국제단체 속에서 영향력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믿음과 용기, 그리고 겸손과 온유함이 필요하다. 한국 선교운동이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바람이 있다면 적극적인 파트너십(협력)이다. 현대 선교는 동역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어떻게 파트너십을 향상시킬 수 있겠나.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디아스포라)와 함께 협력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한국 디아스포라는 국제 감각을 갖췄지만 한국인의 강점을 놓치고 있다. 반면 한국에 있는 한국인들은 국제 감각을 놓치고 있다. 한국인 공동체가 세계화된 공동체가 된다면 더 큰 선교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 OMF의 이슬람권 선교 역시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 무슬림 지역 사역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 안의 두려움이다. 무슬림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이웃이다. 무슬림은 그들 신을 깊이 사랑한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두려움에서 사랑으로의 변화이다. 나는 8년간 파키스탄에서 생활했다. 무슬림의 삶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자녀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질병과 죽음을 경험한다. 사랑은 두려움을 넘는다.”
- 선교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OMF선교회는 CIM과 허드슨 테일러라는 기념비에 사로잡혀 있다. 기념을 뛰어넘어 운동을 지향해야 한다. 선교는 앞을 보는 것이다. 선교는 성육신적 사역을 추구한다. 성육신의 핵심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다. 존 스토트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려면 자신은 죽어야 한다. 선교는 자신의 죽음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멈추는 것이다.”
- 세계 선교를 위해 한국교회가 어떤 점에서 기여할 수 있다고 보나.
“우선 종족주의와 민족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중국교회 또는 한국교회만을 고집할 수 없다. 세계 선교를 위해 하나님의 교회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 선교사들은 교회 개척의 은사가 있다. 교회가 없는 곳에 교회를 시작한다. 개척자정신이 강하다. 또 어느 지역에 가든지 환영을 받는다. 중앙아시아와 몽골, 중국에서 그렇다.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부산=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