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실상 위안화 절상] 한국경제 영향은… 수출·환율 큰 변동 없을 듯
입력 2010-06-20 21:30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 폭과 시기 등을 밝히지 않은 만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중국이 예상대로 연 3% 정도 폭으로, 점진적으로 위안화를 절상할 경우 우리 수출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은행 안병찬 국제국장은 “중국은 위안화를 급격히 절상할 경우 섬유, 의류 등 고용효과가 큰 수출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런 접근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5년 7월 위안화 절상 때와 같이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수출을 중심으로 한 무역과 환율 등 자본시장 부문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지난해 867억 달러를 수출, 총수출의 24%를 차지했다. 이를 세분하면 중국 내수지향 수출이 12∼14%, 중국 경유 해외수출은 10∼12%이다.
우선, 중국을 제외한 국가나 지역에 대한 수출은 위안화 절상으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회복돼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절상 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은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경합도가 높고 중국의 가격우위가 있는 플라스틱, 비철금속, 섬유 등에서는 우리 제품의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대중국 수출의 경우 중국 내수산업을 겨냥한 수출은 증가할 것이지만, 중국을 경유한 해외 수출(가공무역)은 감소해 수출 증대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론적으로 위안화 절상은 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대만 등 아시아 통화의 연쇄 통화가치 절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불균형의 재조정 차원에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 이후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도 절상 압력이 확산되리라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위안화 절상과 함께 진행될 중국의 긴축 행보로 인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상승) 압력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