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 대원칙은 ‘소통’… “바닥 민심 캐라” 속도전

입력 2010-06-20 18:34

지방선거 이후 민심은… 가열되는 7·28 재보선

전국 8곳에서 실시돼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28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여야의 공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3곳 이상 승리를 통해 6·2 지방선거 패배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소통 공천’이라는 대원칙을 세웠다. 지역구민과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인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5곳 이상 승리를 목표로 ‘참신, 젊음’이라는 공천 키워드에 부합한 외부 인사 물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지방선거에 이어 ‘정권 심판론’을 고리로 다른 야당과의 선거연대도 추진 중이다.

한나라당 고흥길 공천심사위원장은 20일 “지방선거 당시 공천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엔 바닥 민심을 더욱 면밀히 살펴서 공천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겠다는 의미다.

공천 심사 작업도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력 후보를 가급적 빨리 내세워 당선 가능성을 높여보자는 계산이 깔려 있다. 지난 지방선거 때 공천이 더디게 진행되는 바람에 이길 수 있는 지역도 놓쳤다는 당 안팎의 지적이 반영됐다.

당 공심위는 지난 16일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17일 면접을 치른 뒤 단수 후보자가 등록한 두 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먼저 인천 계양을 후보로는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권 전 인천지검 부장검사를 내정했다. 그는 지난 17·18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이던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에게 두 차례 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지역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충북 충주에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확정했다. 윤 전 실장은 18대 총선 때 민주당 이시종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뒤 기회를 엿보다 그의 도지사 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에 사표를 쓰고 지역으로 내려왔다.

재·보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은평을에는 김영수 당 상임전국위원이 단수 후보로 등록했다. 이 지역 15∼17대 의원을 지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 지역은 광주 남구와 함께 추가 공모를 받을 계획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아니면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 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 위원장에 대한 전략 공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강원도 3곳에서는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원주에 후보 9명, 태백·영월·평창·정선에 7명, 철원·화천·양구·인제에 3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좋은 후보를 내세워 원래 한나라당 의원 지역구였던 원주를 지키고, 나머지 2곳에서도 이기겠다는 구상이다. 공심위 관계자는 “지역 실사와 후보 면접 결과 등을 감안해 3∼4명으로 추린 뒤 여론조사로 최종 후보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동생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과 여성 후보인 엄금자 호서대 초빙교수가 공천 티켓을 놓고 맞붙었다. 이런 가운데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