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펑 前 총리 ‘천안문 회고록’ 무산 논란
입력 2010-06-20 19:39
리펑(李鵬·81) 전 중국 총리의 회고록 출간이 무산됐다.
1989년 6월 4일 발생한 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당시 무력 진압하는 데 찬성했던 현 중국 지도부의 외압설 때문이라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홍콩의 뉴센추리 출판사(新世紀出版社)는 19일 웹사이트를 통해 “관계기관이 제공한 저작권과 관련한 정보와 홍콩의 저작권법에 따라 22일로 예정됐던 ‘리펑의 6·4일기(六四日記)’의 출간계획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오푸(鮑樸) 뉴센추리 출판사 대표는 정보를 제공한 관계기관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렇게 되자 홍콩 출판계는 중국 정부의 외압설로 들끓고 있다.
천안문 민주화 시위의 무력 진압을 주도했던 리펑 총리가 회고록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현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들이 21년 전 무력진압을 지지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 공개에 후 주석과 원 총리가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콩 개방잡지(開放雜誌) 차이융메이(蔡詠梅) 편집장은 “리펑 총리는 2004년 이후 계속해서 회고록을 출간하려 했다”며 “후 주석이나 원 총리 등 중국 정치지도자들이 리펑의 회고록 출간을 막으려 한다면 이것은 헛된 노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판 무산과 무관하게 중국과 홍콩의 사이버 공간에는 ‘6·4일기’ 초안이 퍼져 나가고 있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