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상장사 순익 100조 육박… ‘위기’ 거쳐 체질 탄탄해졌다
입력 2010-06-20 21:45
올해 주요 상장회사 순이익이 1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체질을 강화해 우리 기업 이익구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는 상장사 511곳(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컨센서스가 형성된 기업 대상)의 올해 순이익(본사 기준, 금융지주회사는 연결 기준)이 99조4258억원으로 추산됐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58조2170억원보다 70.8% 증가한 규모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회사의 순이익은 56조727억원이고, 순이익이 1조원을 웃도는 기업은 지난해 14곳에서 21곳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순익은 지난해 9조6495억원에서 올해 15조277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국내기업 실적 개선은 해외기업과 비교해 눈에 띈다. 톰슨로이터와 현대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를 구성하는 주요국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국내기업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50.7%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만(85.4%)에 이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미국과 유럽 영국 프랑스 브라질 기업은 30%대, 중국과 인도는 20%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기업 순이익 규모가 2007년 호황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에는 금융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외환위기 때 먼저 맞은 매가 약이 됐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 각국 경기부양 효과도 한몫을 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국내 글로벌 기업은 경쟁 업체가 부채 축소(디레버리징)로 주춤할 동안 공격영업을 펼치면서 해외시장 장악력을 높였다. 외환위기 때 부채 축소를 끝냈기 때문에 가능한 영업 전략이었다. 이들 기업은 최근에는 신성장 동력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내기업 이익 증가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예전에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기업 이익이 출렁였지만 앞으로는 높은 점유율과 좋은 평가를 바탕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