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수상한 3악재’… 車 보험료 3.4% 인상 예고
입력 2010-06-20 19:28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여타 물가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 보험료까지 들썩이고 있다. 하반기 가스·전기료 등의 공공요금 인상, 원·달러 환율 상승세와 맞물려 물가 오름세를 더욱 가파르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손해보험협회는 국토해양부가 18일 발표한 자동차보험 적정 정비요금 인상에 따라 차 보험료가 평균 3.4% 오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정비요금을 둘러싼 보험사와 정비사업자 간 분쟁을 조정하면서 차보험 적정 정비요금(시간당 공임)을 2만1553∼2만4252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종전보다 18.2% 인상된 것이다.
게다가 최근 보험개발원이 금융당국에 신고한 ‘자동차보험 특별요율 변경안’은 각종 보험료 할인 혜택을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오토매틱(자동변속기) 차량 운전자에 대한 할인 혜택이 사라진다. 또 ABS(미끄럼방지 제동장치) 장착 차량에 대한 보험료 할인 폭도 현행 3%에서 1.5%로 축소된다. 현재 승용차의 82%가 오토매틱 차량이고, 대부분 신차에 ABS가 기본 장착되는 것을 감안하면 할인 혜택 폐지는 대다수 운전자에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물가정책 당국은 차 보험료 인상이 여타 물가에 미칠 파급력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자동차 보유율이 높다 보니 차 보험료 인상은 여타 물가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임원도 “차 보험료가 오를 경우 다른 품목 가격도 오를 수 있겠구나 하는 인플레 기대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정책당국이 가격 동향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원·달러 환율이 5월 말 이후 1200원을 넘는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낮은 원화가치는 수입품 가격을 상승시켜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게 된다.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11.3% 올라 4개월째 상승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 오르며 역시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공공요금도 심상치 않다. 경기침체와 지방선거 등으로 공공요금 인상이 억제됐지만 가스공사와 한국전력 등의 수익 구조를 감안할 때 요금 인상을 지연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지식경제부는 이르면 7월 중 가스요금 원가연동제를 다시 시행할 계획이다. 가스요금 원가연동제는 2개월마다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의 변동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것인데, 이 경우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