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유럽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 주목

입력 2010-06-20 18:09


지난 17일 유럽연합(EU) 정상이 모여 27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다음달 중순 이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10일 7500억 유로 규모의 재정 안정 메커니즘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 금융위기 해소에 실패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실패의 원인이었던 불확실성 해소 및 투명성 확대로 신뢰회복에 나선 것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시장 환경이 가장 나빠질 경우를 가정해 금융회사가 직면할 수 있는 잠재적 손실추정치를 나타낸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가 확충해야 할 자본규모를 제시해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의 긍정적 효과는 지난해 5월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경험에서 입증됐다. 당시 FRB는 19개 대형 은행이 손실 확대에 대비해 확충해야 할 자본규모를 구체적으로 발표했는데 이를 계기로 미국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의 터널에서 탈출했었다. 이번 유럽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유럽의 금융 불안을 해소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다.

스트레스 테스트의 효과는 이미 스페인의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지난주 중반 긴장감이 감돌던 스페인 금융 불안 우려는 스페인 정부가 스트레스 테스트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상당 부문 해소됐다.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회복이다. 신뢰는 투명성을 기반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급격하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유로존 금융 불안이 미국과 중국 경제에 미쳤던 영향도 조만간 미미한 것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G2 경제는 부분적으로 회복속도가 둔화되겠지만 안정적인 회복기조는 유효한 것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로존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우리 주식시장의 선전이 기대된다.

이상재 현대증권(투자전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