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관절통, 스트레칭·찜질로 다스려라

입력 2010-06-20 17:31


관절통이 심해지는 장마철이 시작됐다. 우리의 관절은 습도가 높고, 비가 오는 날씨에 약하다. 기상청은 하순(21∼30일)쯤 전국이 기압골의 영향을 자주 받아 지역에 따라 호우가 내리는 등 장맛비가 잦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보했다. 그렇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무릎 관절 전문가들은 중증 관절염 환자도 미리 준비하고 관리를 잘 하면 큰 고통 없이 장마철을 넘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비로 인한 기압 차이가 관절통 유발=비 내리는 날 관절 부위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대기와 인체의 기압 차이 때문이다.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로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내압은 상대적으로 올라가 활액막(관절의 뼈끝을 싸서 연결하는 막)에 분포하는 신경을 자극한다.

이에 따라 관절염 환자들은 기분이 우울해져 처지게 되고, 밤잠도 설치기 십상이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권오룡 소장은 “잠을 설치면 보통 우리가 잠을 잘 때 많이 분비되는 통증 억제 호르몬 엔도르핀의 혈중 농도가 낮아지게 돼 평소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가 오면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통증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걷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하면 뼈와 연골조직이 건강해지고 관절 주위 근육도 튼튼해진다. 비 때문에 집안에만 있게 되면 활동량 부족으로 관절 주위 근력이 약해져 통증이 더 심해진다.

권 소장은 “관절염 환자들은 바깥 활동이 불편한 장마철이라도 집안에서 실내 스트레칭을 통해 꾸준히 관절 주위 근력을 강화하고, 관절을 혹사시키는 쪼그려 앉기 등의 잘못된 생활 습관을 고치는 노력을 기울여야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 스트레칭으로 관절통 예방 가능=장마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운동 중 하나는 스트레칭이다. 하루 20∼30분 정도의 스트레칭을 통해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트레칭은 손→가슴부위→등→목→요추부 근육→대퇴부 근육→아킬레스 건→발목관절의 순서로 심장에서 가까운 곳부터 시행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 환자들은 특히 통증을 많이 느끼는 발목과 무릎 부위 스트레칭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다리를 곧게 펴고 발목관절을 당겼다 펴는 동작과 한쪽 다리를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약 20초 정도 정지했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동작이 효과적이다.

실내 자전거 타기도 도움이 된다. 자전거는 안장이 체중을 지탱해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팔굽혀 펴기, 앉았다 일어서기 등의 근력운동은 필수다. 관절 주위를 싸고 있는 근육들을 강화해주면 근육의 단단한 힘으로 관절부위를 받쳐줘 통증을 예방·완화시킬 수 있다.

◇관절통 심할 땐 인공관절 수술 고려=관절통이 심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찜질이다. 아무리 더워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40∼42℃ 물에서 10∼15분간 온욕을 하도록 하자. 더운 물수건으로 아픈 부위를 찜질해주거나 따뜻한 물을 욕조에 받아 다리를 담그고 무릎 관절을 굽혔다 펴기를 반복해도 좋다. 따뜻한 물에 통증 부위를 담그고 있거나 온찜질을 해주면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이 완화된다.

반면 관절염 환자들은 찬 공기에 노출되면 근육이 수축돼 관절이 더욱 뻣뻣해지므로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찬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또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정상 보행이 힘들 때는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쿠션역할을 하는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끼리 부딪히는 말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는 대안이 없어 인공관절 치환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