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진수’…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5년 만에 내한 공연

입력 2010-06-20 17:19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에 가장 쇼팽을 가깝게 재현하는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52·사진)이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2005년 이후 5년 만의 한국 공연이다.



베트남 출신인 당 타이 손은 1980년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동양인으로는 처음 쇼팽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인물이었다. 클래식 음악 불모지나 다름 없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유학은커녕 오케스트라와 단 한 차례의 협연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콩쿠르 1위와 폴로네이즈상, 마주르카상, 콘체르토 상 등 3개의 특별상을 함께 받아 더욱 주목을 받았다.

당 타이 손은 이후 섬세함과 탁월한 음악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왕성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몬트리올 대학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이번 내한 공연은 모든 곡을 쇼팽으로 꾸민다. 1부에서는 쇼팽의 왈츠, 바르카롤, 스케르초 2번 등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김현미(제1 바이올린) 김필균(제2 바이올린) 위찬주(비올라) 박경옥(첼로) 등 국내 최고의 교수진들이 멤버로 있는 콰르텟21과 함께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당 타이 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다. 그가 처음 쇼팽과 만나게 된 곡이기 때문이다. 1970년 그의 어머니가 쇼팽 콩쿠르 참관인으로 콩쿠르에 다녀 오는 길에 사온 음반에는 65년 이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본선 연주가 들어있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이었다. 당 타이 손은 처음 들어보는 아르헤리치의 연주에서 속도감, 스릴을 느꼈다. 연주는 정열적이었다. 한 번 들은 연주는 계속 머리를 맴돌며 그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탕 타이 손이 밤낮으로 들은 이 연주는 그가 쇼팽을 공부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됐다(02-541-3183).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