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유치 안 흔들려 안 뺐는데 괜찮은가요?
입력 2010-06-20 17:26
묻혀있는 영구치 방치땐 절개 수술·교정 치료까지 필요
빠지지 않은 유치 밑에 영구치가 나지 못하고 묻혀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해 치과 치료를 받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김종완 교수팀은 최근 3년간 내원한 만 18세 이하 환자 665명을 조사한 결과, 11.7%(78명)가 유치 아래로 영구치가 묻혀서 나오지 못해 치료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영구치는 잇몸 뼈 속에서 유치 뿌리를 흡수시키면서 조금씩 올라오는데, 뿌리가 흡수된 유치가 적절한 시기에 흔들리면 뽑게 된다. 그런데 유치 뿌리가 충분히 흡수되지 않으면 흔들리지 않아 뽑아야 할 시기를 놓치게 되고, 이 때문에 영구치가 올라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영구치가 나올 자리가 충분하지 않거나 영구치가 엉뚱한 자리에서 자라면서 다른 치아에 영향을 주면 유치가 빠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치가 빠져야 할 시기에 빠지지 않고 있다면 가까운 치과를 찾아서 방사선 사진을 찍어 영구치가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영구치가 잇몸 속에서 좋은 위치에 있고 늦지 않은 시기라면 유치를 뽑아 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구치 위치가 좋지 못하거나 이미 영구치가 저절로 나오기 힘든 연령이라면 치과 교정 치료를 통해 인위적으로 치아가 나오도록 유도해 줘야 한다. CT 등 정밀 검사를 통해 묻혀있는 영구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후 잇몸을 절개해 노출시키는 수술을 하고 교정 장치를 달아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한쪽 유치는 빠지고 영구치가 나왔는데 다른 쪽에서는 아직도 유치가 빠지지 않고 흔들거리지도 않는다면 치과에서 방사선 사진을 꼭 찍어봐야 한다”면서 “더구나 치아종(치아조직에서 생기는 양성 종양)이나 낭종(물주머니)으로 인해 영구치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새로 나오는 초등학교 시기에는 주기적인 치과 검진이 필요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