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로봇 두리’ 충전중
입력 2010-06-18 23:05
나이지리아 전을 앞둔 ‘로봇’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는 충전 중이다. 아르헨티나 전에는 아쉽게 출전하지 못했지만 나이지리아 전에서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차두리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전에서 맹활약을 펼쳐 축구팬들로부터 ‘차두리는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이 조종하는 로봇’이라는 별명을 달게 됐다.
차두리는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돌아온 18일 올림피아파크 경기장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아르헨티나 전 대패는 개의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애초 우리의 목표는 승점 6을 얻어 16강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리스를 이겨 좋은 기회를 만든 만큼 힘을 모아 전력투구해야 한다. 선수들이 나이지리아를 이기려고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2차전 결장에 대한 심정을 묻자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모든 선수가 똑같다. 하지만 감독의 전술이나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아쉽지만 나이지리아전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답했다.
차두리는 또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작고 민첩해 오범석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나도 수긍한다. 이제는 앞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우리는 하나가 되면 얼마나 큰 힘을 낼 수 있는 지 경험했다”며 잘잘못은 나중에 가려도 된다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 중 ‘로봇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차두리는 “충전을 좀 하고 있었다”고 유머스럽게 받아치면서도 “나이지리아전에 기회를 주면 다시 활기차고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이기는 축구로 16강에 오르는 데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동안 허 감독의 선수 기용 패턴대로라면 아프리카 팀인 나이지리아와 경기에는 차두리가 나설 공산이 크다. 차두리는 지난해 9월 세네갈과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78분을 뛰고 오범석과 교체됐고,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와 친선경기 때는 풀타임을 뛰는 등 힘과 개인기를 겸비한 아프리카 팀과 맞대결에서 꾸준히 중용됐다. 루스텐버그=김철오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