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 고향은? 中 산시성 러우판현 외… 산둥·허난성 등도 주장

입력 2010-06-18 18:45

중국에서 4대 고전 중 하나인 ‘서유기(西遊記)’의 주인공 손오공(孫悟空)의 고향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산시(山西)성 러우판(婁煩)현은 17일 ‘손오공 고향 풍경지역’을 개발키로 했다고 중국 반관영통신사인 중국신문망이 18일 보도했다.

러우판현 정부는 산시지역 일부 학자들과 역시 산시 출신으로 산시대 문학원 교수인 서유기문화연구위원회 리안강(李安綱) 회장이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 학자들은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태어난 것으로 묘사된 화궈산(花果山)이란 명칭의 산이 러우판현에 실재하고 있음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화궈산 밑에 서유기에서 나오는 다성탕(大聖堂) 다오런거우(道人溝) 등 지명이 마을 이름으로 현존하며, 이들 마을 거주민 상당수의 성이 모두 손씨라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산둥(山東) 허난(河南) 푸젠(福建) 간쑤(甘肅) 장쑤(江蘇)성 등에서도 손오공이 해당 지역 출신이라고 선언했다. 산둥성은 타이산(泰山)이 서유기의 화궈산 원형이라고 주장했다. 허난성은 서유기 작가가 허난 출신이고, 손오공이 허난 사투리를 썼다는 이유를 제기했다. 푸젠성은 해당 지역에 있는 바오산(寶山)에서 손오공 형제의 무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간쑤성은 지역 석굴에 있는 벽화에서 손오공의 원형을 발견했다고 제시했다.

중국 각 지방정부는 최근 잇따라 고대 인물의 고향을 자처하며 관광 자원화를 꾀하고 있다. 당나라 ‘시선(詩仙)’ 이백, 삼국시대 명장 조자룡과 제갈량, 중국의 ‘4대 미녀’ 초선, 전설 속 ‘불의 신’ 염제 등에 대한 고향 쟁탈전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