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지지율 하락 두려웠다”

입력 2010-06-18 18:46

지난해 9월 ‘새로운 일본’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했으나 불과 8개월여 만에 사임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내각지지율 하락을 두려워했던 심경을 고백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8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면 언론은 이를 계기로 정권을 비판했다”며 “그러면 다시 지지율이 하락하는 악순환에 대한 두려움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총리 취임 당시 70%대까지 치솟았던 정부 지지율이 사임 직전 10%대까지 급락했던 데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것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자녀수당이나 고교수업료 무상화, 동아시아공동체 구상 등의 현안을 원만히 처리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지율과 정책 처리는 관련이 없었다. (지지율은) 참으로 차가운 숫자”라고 털어놨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자신을 둘러싼 정치자금 문제가 사임을 결심하게 된 최대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는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50%로 내려앉았던 지난해 말 무렵부터 (이미) 사임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결정적인 계기는 참의원 선거를 불과 2개월 앞둔 지난 5월 말 민주당의 인기가 급락한 때문”이라며 “내가 물러나는 게 참의원 선거에 플러스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1일 만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 전 간사장에게 ‘함께 그만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며 “오자와씨도 ‘나도 그만둘 각오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경위를 소개했다.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관료를 배제한 채 정치인들과 물밑에서 진행코자 한 데 대해 진한 아쉬움도 표명했다. 그는 “방식이 치졸했는지도 모른다”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냉철하게 논의를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