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건국 초기 목관묘 발굴… 기원전 1세기 중·후반 수장급 묘

입력 2010-06-18 18:38


경주평야에서 기원전 1세기 중·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수장급 인물의 목관묘(木棺墓)가 발굴됐다. 경주평야에서 신라 초기 실력자로 추정되는 목관묘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경주평야 내 탑동 단독주택 신축 예정지를 발굴조사한 결과 숯처럼 변한 목관 흔적과 함께 옻칠을 한 나무 칼집에 동검이나 철검을 끼운 칠초동검(漆鎖銅劍)과 칠초철검(漆鎖鐵劍), 칼자루 끝장식인 검파두식(劍把頭飾), 청동팔찌, 목걸이, 시신 얼굴을 가리는 데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칠기부채 등 유물을 발굴했다고 18일 밝혔다.

목관을 묻은 묘광(墓壙·무덤구덩이)은 길이 296㎝, 너비 144㎝로 ‘ㅍ’자형이었으며, 묘광과 목관을 채운 흙에서는 기원전 2∼1세기 무렵 이 지역을 대표하는 토기인 쇠뿔 모양 자루가 달린 항아리와 두 귀가 달린 항아리, 호랑이 모양 허리띠 버클인 호형대구(虎形帶鉤) 등이 발굴됐다.

이 목관묘에서 출토된 토기 등 유물로 보아 박혁거세가 신라를 건국한 기원전 57년과 근접한 기원전 1세기 중·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단은 “지금까지 조양동과 사라리 유적 등 경주 외곽에서만 나온 수장급 묘가 시내에서 처음 발견됐다는 데 의미가 높다”며 “신라 건국 세력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