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자력 16강’ 나이지리아戰 크게 이기면 안전

입력 2010-06-18 23:17


한국 대표팀이 나이지리아전에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정무 감독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훈련 캠프인 루스텐버그 올림피아 파크 경기장에서 실시한 회복 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대한민국 축구선수로서 자긍심을 갖고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심정으로 나이지리아전에 임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파부침주는 ‘솥가마를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 뒤 강을 건너 적과 싸운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적에게 패하면 배를 타고 도주할 수도 없고, 밥을 지어먹을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결전에 임한다는 얘기다. 나이지리아전은 무조건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전 패배에 대해선 나와 선수들 모두 전혀 낙담하지 않고 있다”며 “애초부터 16강 진출의 승부처는 나이지리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만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태극전사들은 전날 아르헨티나전 1대 4 패배 뒤 요하네스버그 숙소로 돌아가 뒤이어 열린 그리스-아르헨티나전을 TV로 지켜봤다. 나이지리아가 그리스에 1대 2로 역전패하는 모습이 ‘한국도 충분히 나이지리아에 많은 골을 넣어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됐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 설명이다.

한국은 23일 오전 3시30분 더반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나와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아르헨티나-그리스전도 같은 시간 폴로크웨인 피터 모카바 스타디움에서 시작된다.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최대한 다득점 승리를 노리기로 했다. 허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전날 루스텐버그에 도착한 뒤 나이지리아전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도상 회의를 마쳤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전에서 패하면(1승2패) 무조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 이기거나 비기면 아르헨티나와 그리스가 16강에 진출하고,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 진다해도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패하면 나이지리아가 2위가 돼 16강에 오른다.

나이지리아와 비기면(한국 1승1무1패) 아르헨티나-그리스전 결과에 따라 허정무호는 16강에 올라갈 수도,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그리스가 아르헨티나 이기면 두 팀 모두 2승1패로 16강 진출).

따라서 결론은 나이지리아를 반드시 이기되 가급적 점수차를 크게 벌려야 한다.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1대 0으로 이겨도 만약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2대 0으로 꺾는다면 골득실에서 그리스(+1)가 한국(0)보다 앞서 우리가 탈락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뭐든 안전한게 좋다. 루스텐버그=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