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許 감독, 수비 전술 펼치다 허 찔려
입력 2010-06-18 18:35
실망스러웠던 아르헨티나전 결과(1대 4 완패)를 두고 이런저런 평가와 분석들이 나온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4골까지 실점하는 건 막을 수 있지 않았느냐는 얘기들이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내용은 허정무 감독이 아르헨티나전에 임했던 자세 부분이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승점 획득을 노렸다. 아르헨티나를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어떻게든 무승부를 만들어 승점 1을 따려고 했다. 어느 감독이라도 강호 아르헨티나를 맞아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문제는 승점 1을 따기 위한 과정이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전 시작 뒤 수비 위주 전술을 펼쳤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한국의 압박이 센터서클을 중심으로 한 경기장 중간에서 이뤄지지 않고, 한국 진영에서만 진행됐다. 공격수를 포함한 한국 선수 대부분이 밑으로 내려와 우리 진영에 있다 보니 아르헨티나 수비수들까지 한국 쪽으로 넘어와 편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자책골이 나왔다. 박주영(AS모나코)이 전반 17분 자살골을 넣은 위치는 정성룡 골키퍼 바로 앞이었다. 원톱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이 아무리 수비에 가담한다 해도 거기까지 들어올 필요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박주영은 공격수 출신이라 아군 문전 앞 수비에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박주영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올린 크로스가 본인의 뒤쪽으로 지나치는 줄 알고 가만히 있다가 자책골을 허용했다.
염기훈의 후반 16분 득점 찬스는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으로 남게 됐다. 왼발잡이인 염기훈은 왼발로 슈팅을 시도했고, 볼은 아르헨티나 오른쪽 골포스트를 비켜갔다. 만약 염기훈이 오른발로 아르헨티나 왼쪽 골문을 향해 패스하듯 툭 찼다면 손쉽게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른쪽 수비수로 오범석(울산)을 내보낸 것 역시 논란을 부르고 있다. 허 감독은 ‘차두리=유럽형 수비수, 오범석=남미형 수비수’라는 판단 아래 오범석을 풀타임 뛰게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차두리와 오범석의 큰 경기(월드컵) 출전 경험 유무에서 갈렸다.
루스텐버그=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