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나이지리아전 승부 가를 변수는… 3대 호재 살려라!· 3대 악재 넘어라!

입력 2010-06-18 21:13

이래서 유리

① 나이지리아 전력 누수

(미드필더 카이타 그리스전 퇴장, 수비수 타이워·에치에질레 부상)

② 나이지리아 2연패

(그리스전 역전패 충격)

③ 역대 A매치 전적

(한국 2승1무 우위)


이래서 불리

① 홈텃세

(경기 열리는 ‘더반’은 흑인 거주지역)

② 아르헨티나전 참패 여파

(젊은 선수들 위축 우려)

③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징크스

(스위스 대회와 홈에서 치러진 2002년 제외하면 2무3패 부진)


‘상처 입은 맹수들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한국 호랑이들과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가 맞붙는 23일 B조 3차전은 혈투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활을 걸고 덤비는 만큼 사소한 변수도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링은 나이지리아에 절대 유리하다. 경기가 열리는 더반은 흑인 밀집 지역으로 태극전사들은 부부젤라 소음과 함께 홈 텃세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두 차례 조별예선 경기를 거치며 얻은 내상(內傷)은 나이지리아가 더 깊다. 우선 주전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블라디캅카스)가 그리스 선수에게 어처구니없는 발길질을 하는 바람에 퇴장당해 한국전에 뛸 수 없게 됐다. 카이타는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살림꾼 역할을 해왔던 전천후 선수다.

주전 왼쪽 풀백과 백업 요원이 부상당해 수비라인에 큰 구멍도 생겼다. 주전 왼쪽 풀백인 타예 타이워(마르세유)는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백업 요원인 우와 에치에질레(렌)는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전 1대 4 참패로 사기가 한풀 꺾인 상태. 그리스전 완승 직후 당한 3점차 패배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오범석(울산 현대) 등 젊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적절히 위무하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박주영이 넘어야 할 자책골의 굴레는 팀 전체가 짊어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나이지리아도 패배의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연패 중인 나이지리아는 그리스전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해 패닉 상태다. 나이지리아 조셉 요보(에버튼)는 남아공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경기에서 이겨도 16강에 진출할 수 없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꺾어주는 호의를 베풀어주면 우리는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고 철회했다.

나이지리아는 한국을 한수 아래로 내려다본다. 최근 한국을 겨냥해 북한과 치른 평가전에서 강력한 화력을 앞세워 3대 1로 승리했다. 한국도 나이지리아에 역대 A매치 전적 2승 1무로 강한 면모였다. 물론 월드컵 본선 같은 큰 무대에서 과거 기록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에는 최종전 징크스도 넘어야 할 벽이다. 1954년과 2002년 월드컵을 제외하면 조별리그 최종전 1무4패로 부진하다. 결정적인 16강 진출 찬스마다 최종전에서 발목을 잡혀온 것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