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아르헨, 그리스를 잡을 수밖에 없다

입력 2010-06-18 18:36

아르헨티나는 그리스와의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인가. 만일 아르헨티나가 그리스에 패하면 최악의 경우 한국은 나이지리아에 이겨도 16강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3팀이 2승1패가 돼 골득실-다득점 등의 조건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주전의 체력 안배와 16강 상대 선택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조별리그에 돌입하기 전 아르헨티나 코치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이미 체력을 소진해 신체에 타격을 입었다.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차례 경기에서 메시는 눈부신 활약을 펼쳐보였다. 코치의 언급이 의도된 연막전술인지 메시의 활약이 투혼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그리스전에 1.5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아르헨티나의 패배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리스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는 나이지리아전을 승리로 이끈 뒤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는 주전과 후보의 차이가 없는 팀”이라며 “설령 그들이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를 뺀다고 해도, 우리는 디에고 밀리토(인터 밀란)와 세르히오 아궤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해야 한다”며 부담을 털어놨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메시 없는 아르헨티나 팀을 구상할 수 있을지도 의문점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메시를 중심으로 조직력이 더욱 다져진다는 점도 주전들을 쉽사리 뺄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승점 6점을 확보해 그리스에 3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는 한 B조 1위로 16강에 오를 것이 확실한 상태다. A조 16강 진출팀이 가려진 이후 B조 마지막 2경기가 동시에 치러지지만 아르헨티나가 입맛에 맞는 상대를 골라 조 2위를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3골 차 이상으로 패하면 조 2위가 가능하지만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대승을 거둘 경우 2위 바깥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 2위를 차지하려고 경기를 조절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축구가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르헨티나의 국민 정서와 자존심도 고의적인 패배를 허락하지 않는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