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친이 난립 친박 어부지리?

입력 2010-06-18 20:03

與野 당권경쟁 관전포인트

차기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각 당의 내부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당권 장악 여부에 따라 2012년 총선 공천 및 대선 경선에서 유불리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계파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수장들이 출마를 포기한 가운데,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간 대리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재선시키려는 주류와 이를 저지하려는 비주류 간의 세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달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치르는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정몽준 전 대표도 현재로선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면서 군소 예비후보들이 난립하는 양상이다.

대어(大魚)들은 빠졌지만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을 쇄신하기 위한 차원의 전대이자, 차기 총선 공천 및 대선 경선을 관리할 지도부를 탄생시키는 행사여서 벌써부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대의 최대 관심은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중 당 대표 및 최고위원 4명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느냐에 있다. 친이계에선 4선의 안상수, 홍준표 전 원내대표와 재선의 진수희 정두언 이군현 박순자 주성영 의원, 초선의 이은재 의원, 이방호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예비 출마자가 너무 많아 내부 교통정리 중에 있으나, 다들 서로 나가겠다는 통에 조율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에선 3선의 서병수, 재선의 이성헌 한선교 이혜훈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수적 열세로 당 대표를 차지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친이계 표가 분산될 땐 의외의 어부지리도 기대하고 있다.

전대를 통해 지도부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도파인 4선의 남경필, 삼선의 권영세, 재선의 나경원 의원 등이 이른바 ‘4말5초’ 그룹(40대 말∼50대 초반)으로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이들이 선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쇄신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초선의원 쇄신모임’ 역시 황영철 홍정욱 배영식 의원 가운데 1∼2명을 전대에 출마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당 원로들 사이에서는 차기 지도부가 대선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중립의 ‘관리형 지도부’여야 한다며,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출마를 권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장은 재임 시절에도 트위터 및 인터넷 블로그 등으로 젊은 세대와 꾸준히 교감하는 등 ‘젊은 국회의장’으로 통했다. 전대 선거운동은 다음달 5일 후보자 등록 이후 열흘간이며, 부산 광주 대전 대구 강원 등 5곳에선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