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으로 유명인 얼굴 형상화하는 조각가 이철희씨 “성공한 사람들 얼굴 보며 힘냅시다!”
입력 2010-06-18 18:08
“가장 명예롭고 아름다운 얼굴, 성공한 사람의 얼굴을 통해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동전을 붙여 세계 유명 인사들의 얼굴을 형상화하는 조각가 이철희(50)씨의 포부다. 경희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회화에서 출발해 조각으로 영역을 넓히며 ‘전방위 아티스트’를 추구하는 그가 ‘위너의 얼굴(winner’s face)’이라는 주제로 7월 4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수차례의 개인전과 국제아트페어 등에서 사람의 실제 얼굴과 가면 형상을 모티브로 입체작품을 선보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이폰 열풍의 주역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 파블로 피카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성공한 사람의 얼굴에 초점을 맞췄다.
18일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현대인에게는 신분이나 역할에 맞는 얼굴이 필요하다”면서 “위너의 얼굴은 다분히 아름답고 명예로우며 무궁무진한 측면이 있는데 이들을 닮고 싶은 심리와 욕구를 빚어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뒤늦게 낳은 둘째아들의 이름까지 ‘위너’로 지을 만큼 성공한 사람에 푹 빠져 있다.
그의 이번 작품은 특정 위너의 얼굴이 새겨진 수많은 동전을 하나하나 붙여 이 위너의 전체 초상을 만들어낸 것이 특징이다. 벽면에 걸린 작품은 조각이자 회화 작품이다. 스티브 잡스와 이건희 회장 초상화의 경우 달러 동전에 각각의 얼굴을 양각하고 이를 2500개가량 이어붙여 작품을 완성했다. 달러 동전을 사들인 뒤 한국조폐공사의 허가를 얻어 주조하기까지 개당 500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작품을 위해 수만개의 동전을 직접 만든 그는 “비용뿐만 아니라 엄청난 공력이 드는 동전 작업을 하게 된 것은 성공한 인물의 특징과 아우라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전의 양면은 이성과 감성, 냉정과 열정, 욕망과 절제 등 인간 본성의 서로 다른 측면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포대교 기념조형물을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노총 여의도 사옥, 아시아나항공, 담배인삼공사 등 건물에 그의 작품이 놓여 있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앞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신의 카리스마가 담긴 얼굴과 열두 제자의 얼굴 작품을 내놓았다(02-733-8500).
글·사진=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