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자연 탐험·인성 교육 등 다양해진 여름방학 캠프… “우리 아이 어디로…”

입력 2010-06-18 18:16


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초·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햄릿형 고민을 시작하는 때가 됐다. 1학기 기말고사가 치러지는 이맘때쯤 캠프 모집 공고가 뜨기 시작한다. 무릇 모든 고민이 그렇듯 자녀들의 여름 방학 캠프에 관한 고민도 너무 길게 해선 안 된다. 인기 있는 해외 영어캠프는 휴가철 항공권 등의 문제로 이달 중순쯤 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국내 캠프도 최소한 7월 초에는 확정해야만 원하는 일정의 캠프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고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캠프를 보내야 할지, 아이가 단체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안전한 캠프인지, 참가비가 너무 비싼 것은 아닌지, 믿을 수 있는 단체인지 본격적인 걱정거리가 몰려오게 된다.

캠프나라(www.camp.or.kr) 김병진 사무국장은 “일단 캠프를 보내기로 결정했다면 자녀의 적성, 관심 여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영어 캠프 등 학습 캠프는 반드시 자녀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 의견을 무시하고 부모 욕심에 따라 캠프를 보냈다가는 시간과 돈을 헛되이 쓰게 될 뿐만 아니라 자녀 교육에 마이너스가 된다. 캠프 기간 중 흥미를 느끼지 못해 외톨이가 되었다면 오히려 소심해지고 앞으로 단체 생활을 두려워하게 될 수도 있다. 캠프나라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캠프단체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캠프 포털이다.

참가 캠프를 고를 때는 우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어떤 주제의 캠프를 갈 것인지 의논한 다음 부모가 그 주제의 캠프 중 믿을 만한 곳을 추리고, 최종 선택은 자녀에게 일임하도록 한다. 여름방학캠프는 주제별로는 영어캠프, 자연 탐험 캠프, 과학 캠프, 예절과 인성 캠프, 경제 캠프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병영·다이어트·극기·국토순례 캠프 등 이색캠프도 있다. 부모가 1차 심사를 할 때 캠프 주최 단체의 전문성, 신뢰성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

김 국장은 “캠프 주관 단체를 직접 방문해보는 것이좋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꼼꼼히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설립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캠프 관련 업무 실적이 없는 회사, 홈페이지가 부실한 회사, 글을 남길 수 있는 게시판이 아예 없거나 지난 캠프에 대한 불만의 글들이 많은 회사 등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또한 교사 당 학생수, 응급상황 때 대책 등도 반드시 점검한다.

영어 과학 등 교육 캠프는 학생 10명 당 교사는 1명 이상이어야 한다. 리더십, 인성 예절 및 레포츠 캠프 등은 교사 1명당 학생이 15명이 넘어선 안 된다. 이 밖에 참가비 환불, 보험 가입 여부 등도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특히 해외캠프를 고를 때는 업체 명의의 보험가입서가 있는지, 허가받은 연중 운영 업체인지, 비자의 종류는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참가자만 모집하는 중계업자 즉 브로커는 보험가입을 하지 않는다. 보험가입서를 확인하면 실제 캠프 운영 업체인지, 지난 행사에 몇 명이 참가했는지, 기본적인 안전 대책은 마련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비자는 미국 캐나다는 학생비자, 필리핀은 SSP 인증 비자여야 한다.

김 국장은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특히 개인 준비물을 잘 챙기도록 도와주고, 현지 인솔자들의 연락처를 알아 두고, 알레르기 등 개인적인 병력이 있는 자녀들은 미리 알려 주라”고 당부했다. 캠프를 다녀온 뒤에는 캠프 기간 중 좋았던 점, 나빴던 점, 기억에 남는 것, 느낀 점 등을 이야기하게 하고 기록장을 작성하도록 지도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부모가 캠프를 추천해도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아이들도 있다. 대부분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들. 맏딸(중1)이 수줍음이 많아 초등학교 때 캠프를 보내지 않았었다는 김희진(41·서울 대치동)씨는 큰애에게 기회를 주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김씨는 “소극적인 아이라면 가족캠프를 다녀 사회성을 기른 다음 캠프를 보내면 적응이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