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 (土) 세 척의 배

입력 2010-06-18 18:03


찬송: ‘사랑의 하나님’ 17장(통)

신앙고백: 사도신경

본문: 고린도전서 13장 8절

말씀: 세 척의 배가 있었습니다. 그 배의 선주들의 최종 목적지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에덴’이었습니다. 그 선주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약정서를 만듭니다. 첫째, 신의와 성실로서 서로 돕는다. 둘째, 함께 갈 수도 있고 다른 길을 선택하여 갈 수도 있다. 단 함께 갈 경우 선두의 지휘를 받는다. 셋째, 다른 배에 대하여 간섭할 수 없다.

이런 저런 토론 끝에 세 척의 배는 제각기 항해에 필요한 물품들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믿음’이라는 배는 ‘행함’이라는 화물로 가득 채우고, ‘소망’이라는 배는 ‘기도’라는 화물을 가득 채워 출항을 기다리며 들떠 있습니다. 한데 ‘사랑’이라는 배는 평소와 다름없이 화물칸에 늘 싣고 다니는 작은 궤짝 하나 외에는 텅 비어 있습니다. 조금 염려스러웠지만 약정에 따라서 선두를 맡게 된 소망을 앞장세우고 항해는 시작됩니다. 축복의 땅 ‘에덴’을 향해.

소망이라는 배의 선장은 기도라는 이름의 해도에 의존해서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잘 극복해 순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잠시도 쉴 수 없어 지쳐가는 소망의 선원들, 그럼에도 선두라는 자긍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암초로 숲을 이루고 있는 해저를 만나 진퇴양난에 처합니다. 절망의 순간인 이때, 믿음이라는 배가 그 좁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옵니다. 믿음이 필요할 때, 행함이라는 해도를 펴놓고, ‘겨자씨만한 믿음’이라 쓰인 화물을 바다에 던지며, 큰 암초도 옮기고, 배를 휘감고 있는 해초도 치워내며 새 길을 열어 항해를 계속하게 합니다.

시간과 세월은 흘러갑니다. 선원들이 비축한 양식은 물론 물까지 바닥나고, 지쳐 일어날 수 없는 선원들이 반 이상 되는 위기의 순간입니다. 이때,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수정같이 맑은 해로로 펼쳐지는 장관, 심장은 고동치고 저도 모르게 빨라지는 뱃길, ‘이제 다 왔구나.’ ‘바로 여기야.’ 하는 감격의 순간, 그곳으로부터 다가오는 남루한 배 한척이 스쳐 지나갑니다. 달리 설명하지 않아도 ‘아! 못 들어가는 배도 있구나.’ 긴장합니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불길한 생각. 이윽고 축복의 땅 에덴의 입국 조사원들이 승선합니다.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험한 길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제 뱃전에 실려 있는 남은 화물들을 비우십시오. 여기까지 오시는 데에 필요한 것들이었으나 더는 쓸모가 없으니 에덴의 해역이 아닌 곳에 버려두고 다시 오셔야 합니다.” 엄숙한 순간에 묵묵히 뒤만 따르던 이제껏 나서본 적이 없는 ‘사랑’선이 드디어 등장합니다. “여기 제 배가 비어 있으니 이 배로 옮기면 됩니다.” 텅 비어 있는 배로 생각했던 ‘사랑’선의 배 한 귀퉁이에 있던 작은 짐짝 하나를 선원들이 끌어내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보이는 화물이든, 보이지 않는 화물이든 간에 분쇄하여 흔적조차 지워 버리는 ‘약속’이라는 신비한 기계였습니다. 그리하여 두 배의 화물을 옮기어 비워낸 후, 조사원들의 승인으로 복지의 땅 ‘에덴’의 새 주인들로 등장하는 세 척의 배와 선주들.

그렇습니다. 그분들은 바로 당신들입니다. 사랑은 소망에 기도하는 것과 믿음에 행동하는 것을 완전케 합니다.

기도: 사랑으로 모든 것을 완전케 하옵소서.

주기도문

장현승 목사(과천 소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