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아르헨도 여러차례 간담이 서늘했다

“한국에 메시만한 선수가 없다”며 여유를 부리던 아르헨티나 마라도나 감독은 태극전사들의 활약에 여러 차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 공격진에 대량 실점하며 경기에 패하긴 했지만 간간이 선보인 번뜩이는 공격은 아르헨티나의 가슴을 선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전반 8분 공격에 가담한 이영표(알 힐랄)는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서 호나스 구티에레스(뉴캐슬)를 상대로 전매특허인 ‘헛다리짚기’를 선보였다. 후속 공격은 불발됐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한국에도 개인기가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듯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기성용(셀틱)은 전반 17분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날렸다.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지만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기엔 충분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깜짝 놀라 손바닥을 두드리며 거리를 주지 말라고 지시했다.

아르헨티나 공격의 핵 메시는 한국 수비수 6명을 헤집고 나서 침착하게 감아차기를 하는 등 여러 차례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전 메시는 공을 달고 다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 후반부터 이영표를 앞세운 한국 수비수들은 효과적으로 메시를 차단했다.

전반 추가 시간에 이청용(볼턴)이 승리를 다잡은 것처럼 여유를 부리던 아르헨티나에 비수를 꽂았다. 이청용은 상대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바이에른 뮌헨)가 자기 진영에서 돌리는 볼을 받고 돌아서는 틈을 타 벼락같이 달려들면서 볼을 가로채 추격에 불씨를 지폈다. 이청용의 골이 터지는 순간 아르헨티나 진영은 일제히 경악했다. 상대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알크마르)는 실점 이후 화난 듯 크게 팔을 휘두르며 소리를 질렀다.

후반 들어 한국이 공격 수위를 높이자 아르헨티나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후반 10분 구티에레스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가 연속으로 거친 반칙을 범해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