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분단 상징하는 명화 ‘부춘산거도’… 60년만에 상봉한다

입력 2010-06-17 18:42


중국과 대만이 1949년 국공(國共) 내전 이후 분리 소장해온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를 내년 7월 타이베이(臺北) 고궁박물원에서 공동 전시키로 합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부춘산거도는 원나라 황공망(黃公望)이 그린 유명 수묵화로 ‘중국 10대 명화’로 꼽히지만 분단의 상징으로 지목됐다.

이 그림은 청 황실이 소장해 오다 국공 내전 와중에 화재로 두 부분으로 나뉘어 각각 중국과 대만에서 소장해 왔다. 작품은 저장성 부춘강(富春江)과 부춘산을 배경으로 황공망이 1347년에 그리기 시작해 1350년 완성한 수묵 산수화로 합쳐지면 가로 688.3㎝, 세로 33㎝이다. 중국이 갖고 있는 부분은 오른쪽 부분(51㎝)으로 산만 일부 남아 있어 잉산도(剩山圖)라 불리고, 대만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그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왼쪽 부분(6m37㎝)으로 작가가 그림을 선물한 승려의 이름을 따 무용사권(無用師卷)이라 불린다.

대만을 방문 중인 중국 저장성(浙江省) 뤼쭈산(呂祖善) 성장은 16일 타이베이에서 “양안 간 교류 강화 차원에서 저장성박물관이 소장 중인 잉산도를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에 빌려줘 전시토록 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래의 어느 때는 대만이 보관 중인 무용사권이 중국에서 합쳐져 전시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앞서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두 조각으로 나뉜 그림이 언젠가는 한데 합쳐지길 바란다. 그림이 이러한데 사람은 오죽하겠느냐”면서 양안 간 화합과 통일을 기원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