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터진다 이제 제발 그만”… 故 민평기 상사 모친, 참여연대 찾아 무릎꿇고 호소
입력 2010-06-17 21:35
“가슴이 터져서 시골에서 올라왔어요. 어미 가슴에 못 박지 말아 주세요.”
천안함 침몰로 아들 고(故) 민평기 상사를 잃은 윤청자(67)씨가 17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사무실을 찾았다. 윤씨는 오전 9시20분쯤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에 대한 의혹 문건을 작성한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을 만나 35분간 대화를 나눴다.
윤씨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그만둘 것을 호소했다. 윤씨는 “뭣 때문에 (합동조사단 발표가) 근거 없다고 하느냐”고 따졌다. 이어 “모르면 모르는 대로 넘어가야지 왜 외국에 서신을 보냈느냐”고 항변했다. 윤씨는 “이북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말해도 한이 풀릴까 모르겠는데 왜 이북 편을 드느냐”고 울먹였다.
이 처장은 “북한 편을 들려는 게 아니다”며 “정부가 감추는 게 많아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그는 “저도 처음엔 북한이 한 거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정부가 하는 짓을 보면 모르겠다”고 답했다. 국방부가 자꾸 말을 바꾸고 감사원 조사 결과 허위로 보고한 게 드러났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씨는 “국회와 감사원에 가서 따져야지 왜 외국까지 가느냐”고 말했다. 감정이 격해진 윤씨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죄 많은 어미 한 좀 풀리게 깊이 생각해 행동해 달라”며 “이제 그만하길 제발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천안함 유가족들은 참여연대를 상대로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최수동 전 천안함유가족협의회 언론담당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참여연대가 이미 결정난 사안을 왜 이상한 쪽으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다”며 “강력한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아픔을 잊고 이제 막 생활에 적응하려는데 (참여연대가) 의혹을 제기해 유가족을 더 아프게 한다”고 지적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