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안선 100년 새 2000㎞ 짧아져

입력 2010-06-17 18:33

간척과 매립, 도로 건설 등 개발 여파로 전국 해안선이 단조로워지고 습지 면적이 급감하는 등 우리나라 해안 자연경관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해안선 길이는 5620㎞로 1910년대 7569㎞보다 26% 줄었다. 해안선 길이 감소 폭은 동·남해안보다 서해안이 압도적으로 컸다. 서해안은 1910년대 4201㎞에서 현재 2450㎞로 41.7% 감소했다.

주요 섬을 포함한 1910년대 서해안 굴곡도는 9.70이었으나 현재는 5.24에 불과했다. 굴곡도는 해안선 길이를 직선 길이로 나눈 뒤 1을 뺀 수치다. 굴곡도가 클수록 해안선의 드나듦(굴곡)이 심하다. 같은 기간 남해안의 굴곡도는 8.54에서 7.89로 줄었고, 동해안은 0.86에서 0.83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우리나라 해안선 전체의 굴곡도는 6.22에서 4.37로 낮아졌다.

과학원은 동·서·남해안의 해안 경관은 고유 특성이 점점 사라져 획일화됐고 사구나 갯벌 같은 생태적 점이지대 감소 경향이 뚜렷해 경관 유형에 따라 보전 목표를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점이지대란 지리적 특성이 다른 두 지역 사이의 경계지대를 말한다.

과학원 관계자는 “동해안에서는 석호와 해안단구 경관 유지, 서해안에서는 갯벌과 해안사구 보전, 남해안에서는 굴곡진 해안과 습지, 활엽수림 보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과학원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해안 지역의 자연경관 특성 및 변화 과정의 사례를 연구한 결과를 제시했다. 갈대와 습지로 유명해진 전남 순천만 지역도 현재의 갯벌 면적은 20세기 초에 비해 약 3분의 2에 불과하고, 사라진 습지 대부분은 농경지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유곡류하며 순천만으로 흘러들던 이사천과 동천의 물길 중 아직까지 이사천의 옛 물길이 구불구불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나 보전 및 복원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