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부모 함께하는 예배 위한 대안은… 기윤실 모범 사례 발표회
입력 2010-06-17 18:18
교회내 탁아부, 주일 내내 운영… 마음 든든
청년 자원봉사, 기혼-미혼간 섬김 모델 장점
교회 자모(子母)실에서의 예배는 소란스럽다. TV에선 설교가 한창이건만 엄마들은 아기에게 젖 물리느라, 놀아 달라는 아이의 응석을 받아주느라, 장난감을 빼앗겨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달래느라 예배가 언제 시작돼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기 일쑤다. 출산과 함께 교회 봉사활동은 물론이고 주일예배 참여도 포기하는 여성들이 늘어 가고 있다. 집에서 인터넷 예배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이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운동을 시작했다. 기윤실은 17일 오전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관련 사역자들과 산모들을 초청, 모범 사례들을 소개했다.
새문안교회는 생후 30개월까지 아기를 돌봐주는 탁아부를 운영하고 있다. 주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아기를 맡기길 원하는 부모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아기들을 돌봐주는 교사는 주로 나이 많은 권사들로 1부(오전 1시까지)와 2부 각각 25명과 16명이다. 고정 출석하는 아기들은 각각 20∼30명 정도다.
탁아부가 활성화된 이후 영아를 데리고 오는 젊은 부부 성도의 수가 30% 가까이 늘었다. 교회 곳곳에는 아기들이 교사의 인솔 아래 진지하게 예배에 임하는 사진을 담은 포스터가 붙어 있다.
내수동교회는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영유아와 그들의 부모를 섬기는 모델이다. ‘노라조’라는 이름으로 청년부 성도들이 성년부(아이를 둔 부모 공동체)의 자녀들을 돌본 것이 이 교회의 영유아 사역의 시작이다. 현재는 아동부(1∼13세)라는 이름 아래 연령대별로 노라조-안아조-뛰어조로 영유아들의 그룹이 나뉘어 있다.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은 물론 대학생들도 봉사자로 참여해 아동부는 해마다 부흥을 거듭하고 있다. 아동부에 나오는 영유아들은 2년 전 50∼60여명에서 현재 110명으로 늘었다.
봉사자들은 성년부 여름 수련회 때는 3박4일간 아이들을 대신 돌봐주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60여명의 성도들이 여름방학이나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봉사했다. 성년부 성도들은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에게 결혼과 교제, 직장생활 등에 대해 조언해주고, 대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내놓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김은혜 장신대 교수(여성신학)는 “저출산 시대에 교회가 예배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영아부 지원 확대 등 교회 예산을 재분배하는 한편 엄마에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윤실이 최근 영유아(24개월 미만) 부모 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모실에서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64%로 가장 많았고, 아기와 함께 영유아부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12%, 탁아부에 맡기는 경우가 12%였다. 교회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예배 드리는 경우는 3%였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