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2년만에 기지개… 세종시 리콜·4대강 AS해야”
입력 2010-06-17 18:16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2년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 전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내 갈등 해법’ 등을 주제로 재단법인 ‘동행’ 창립 1주년 기념 토론회를 열었다. 그는 작심한 듯 여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강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하는 일은 다 맞는데 국민은 이유 없이 약 오르고 짜증난다고 하며 표를 안 찍어준다”며 “하지만 우리가 ‘열받는다. 국민들이 뭘 알고 (야당) 찍었나’라고 생각한다면 진짜 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 구중궁궐에 있으면 잘 모른다. 여의도 국회하고 지구당 왔다갔다하면 뭐 좀 아는 것 같지만, 우리 같은 실업자보다 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옛날에는 지도자의 군대식 카리스마가 통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면서 “세종시도 수정안이 맞지만 저항에 부딪히면 리콜하고 4대강 사업도 애프터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소장파들의 쇄신운동에 대해선 “소장파는 쇄신 연판장을 돌렸으면 주자 한 사람을 만들어야 하는데, 모두 자기가 하고 싶어서 중간에 흐지부지하기도 하고, 한 명이 나오면 밀어주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강 대표는 물밑에서 하늘에 오르기를 기다리는 잠룡처럼 여겨진다”고 덕담했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은인자중하시던 강재섭 지도자가 이제 나와서 큰 길잡이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치켜세웠다. 안상수 의원은 “정권 교체되면 (강 전 대표가) 총리로 들어가 국정을 돌볼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빨리 때가 오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여야 의원 수십 명과 지지자들로 성황을 이뤘고, 이명박 대통령의 화환도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2년 가까이 침묵해온 강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 전 대표는 2008년 총선 당시 불출마를 선언한 뒤 지난해 4월 자신과 가까운 의원 46명과 함께 ‘동행’을 출범시킨 것 외에 정치활동을 자제해 왔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경기도 분당 자택 인근 텃밭에서 배추농사를 지어왔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