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北, 명백한 침략자”… 유명환 외교, 러 외무와 통화 협조 당부
입력 2010-06-17 18:12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조치와 관련, 북한에 강하고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방한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차관보는 17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천영우 2차관, 이용준 차관보과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잇따라 만났다. 이번 연쇄회동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대응조치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막바지 한·미 간 조율로 평가됐다.
유 장관을 예방한 캠벨 차관보는 “매우 민감한 시기에 한·미동맹이 매우 공고하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천 차관은 캠벨 차관보를 만난 자리에서 “한미동맹에 있어서 지금은 결정적인 시기”라며 “세계에 한·미동맹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캠벨 차관보 역시 “지금이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인식을 같이했다.
캠벨 차관보는 이 차관보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매우 강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비롯한 적절한 양자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벨 차관보는 참여연대의 안보리 서한 발송과 관련, “북한이 명백한 침략자”라며 “과학적이고 기술적으로 이뤄진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면밀히 읽었다면 누구나 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앞서 유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16일 오후 7시25분부터 2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유엔 안보리 논의과정에서 러시아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외교 당국자가 밝혔다. 유 장관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주문했고,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대해 “나름대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통화 내용과 관련, 라브로프 장관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모든 유관국들이 자제심과 조심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라브로프 장관이 “러시아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조사 자료와 다른 경로로 얻은 정보를 최대한 철저히 연구할 것”이라며 러시아 측 결론이 곧 나올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