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억만장자들 상대 ‘재산 절반 기부’ 운동 펼친다
입력 2010-06-17 18:53
마이크로 소프트 설립자이자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 미국 산업자본의 상징인 데이비드 록펠러. 이 세 사람이 미국의 억만장자들을 모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자”고 독려 중이라고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17일 보도했다. 이들은 ‘기부약속(givingpledge.com)’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5월 5일 오후 3시 미국 뉴욕의 록펠러대학 본관에 조지 소로스, 마이클 블룸버그, 오프라 윈프리 등이 도착했다. 이들은 게이츠와 버핏, 록펠러의 서명이 든 편지를 들고 있었다. 편지의 내용은 이랬다.
“저희 세 사람은 최근 몇 달 동안 기부에 대해 토론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의 비전을 넓히기 위해 여러분을 초대해 한 식탁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초대장은 재산이 1300억 달러(약 157조원)가 넘고 평소에 기부활동을 활발히 해온 사람에게만 전달됐다. 이날 참석자는 14명. 포춘은 이날 모임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금 모금 행사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버핏이 먼저 모임의 취지를 설명한 뒤 참석자들은 각자 자신이 기부활동에 열중하게 된 이유와 그간의 경험을 15분씩 얘기했다.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는 유엔에 거액을 기부한 사연을, 다른 이는 거액 기부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를 털어놨다. 3시간여 이어진 모임의 주제는 가난한 이웃과 건강, 교육, 환경 문제로 나아갔다. 기부 확산을 위해 상을 제정하거나 영화, 콘퍼런스, 가이드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빌 게이츠는 이런 모임을 영국 런던에서, 인도와 중국에서도 가졌다. 미국 내에서도 몇 차례 더 모임을 가진 게이츠와 버핏은 “부자는 얼마나 기부를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부닥쳤고 “최소한 재산의 절반”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