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영훈] 학생들의 행복한 점심시간을 위하여

입력 2010-06-17 19:00


우리나라 대부분의 초·중·고 학생들은 매일 점심 끼니를 학교에서 급식으로 먹고 있다. 한창 성장기인 만큼 학교급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영양이나 위생적인 면에서 만족할 만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학교급식의 최우선 당면 과제이다.

aT(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 5월 부산 인천 전북 충남 등 4개 시·도교육청과 ‘학교급식 식재료 전자조달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올 2학기부터는 250여개 학교에서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 전자조달시스템이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 각 학교들은 급식용 식자재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입찰공고-낙찰통보-전자계약-정산-자금이체 등 15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매달 입찰에서 계약까지 전 과정 수작업으로 3∼4일이 소요되고, 급식 담당자도 매달 물가정보조사에 평균 3∼4일을 투자한다고 한다. 공급업체 역시 월 3∼4회 학교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인적·물적 비용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새로 도입되는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하면 이처럼 복잡한 절차를 쉽고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각 학교는 식단 작성 후 입찰등록을 하고, 업체는 전자투찰을 통해 납품하면 되기 때문에 시장조사, 낙찰결정 등의 단계가 대폭 축소된다. 업무가 간소화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인적·물적 비용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학교나 교육청별로 급식 식재료 공동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구입 및 유통비용의 절감은 곧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줄 것이다.

학생수가 작은 일부 학교는 소규모 납품을 기피하는 업체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이러한 문제도 해결될 수 있고 친환경농산물, 유기가공식품 등 안전성이 확보된 우수 농수축산물 공급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공급업체와의 대면접촉이 없고, 온라인으로 식재료 구입 경로, 절차, 가격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과정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 육류, 과일·채소류, 수산물 등 식재료 400여 품목에 대한 표준화된 식품규격을 제공함으로써 업체 선정에 따른 논란을 사전에 차단해주기 때문에 그동안 식재료 계약을 둘러싸고 일부 학교에서 빚어졌던 잡음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 운영을 통해 전자조달시스템의 편리함이 인식되면, 내년부터 이를 도입하는 시·도교육청이 더욱 늘어나 2013년에는 전국적으로 학교급식 전자조달 시스템이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조달시스템은 학교뿐 아니라 다양한 단체급식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군대·병원·기업체 등에서도 충분히 도입해볼 수 있을 것이다.

aT와 농림수산식품부, 교육부, 시·도교육청, 일선 학교 등 유관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점심시간을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배영훈 aT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 소장)